건강환경포럼

효산건강환경재단에서 발간하는 간행물입니다.

도시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사회경제적 환경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관점, 주장, 동향 등을 나누는 곳입니다.

사회경제적 특성별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의 차이

작성자 : 강은정
사무국장,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월 22일부터 5월 5일까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을 실시하였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는 코로나19 확산을 최대한 막고, 우리 보건의료체계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국민행동지침, 직장에서의 개인행동 지침, 그리고 사업주 지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국민행동지침과 직장 개인행동 지침의 내용은 포스터와 같다.

효산건강환경재단은 5월 13일~5월 19일에 온라인리서치회사인 Embrain을 통해 전국의 20세 이상 성인 1,117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의 건강영향에 관한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본고에서는 4월 중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중 국민행동지침 6가지 수칙의 실천여부를 조사한 결과를 사회경제적 특성별로 살펴보고자 한다. 국민행동지침 실천여부는 ‘전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체로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체로 그렇게 했다,’ 그리고 ‘항상 그렇게 했다.’의 4점 척도로 측정하였다.

전체적으로 국민행동지침 6가지 모두에 대해 ‘대체로 그렇게 했다’ 또는 ‘항상 그렇게 했다’는 응답자의 비율이 90%를 넘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이 잘 이루어졌다고 보인다.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방역 뒤에는 역시 시민들의 참여가 크게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민행동지침이 대체로 잘 지켜진 가운데 상대적으로 준수 비율이 낮은(‘전혀’ 혹은 ‘대체로’ 하지 않음의 비율이 높은) 수칙으로는 첫째, 유증상시 집에서 휴식하기( 16.6%), 둘째, 매일 주변 환기 및 소독하기(10.3%), 그리고 셋째, 2m 신체적 거리두기(8.1%)였다.

사회경제적 특성별로 국민행동지침 준수비율을 카이자승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95% 유의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인 것은 다음과 같다. 유증상시 집에서 휴식하기를 준수하지 못하는 비율에 있어서 여자(20.0%)가 남자(13.8%)보다 높았고, 경기인천(27.9%)이 서울(13.8%) 및 지방(9.6%)보다 높았으며, 일반주택 거주자(21.3%)가 아파트 거주자(12.8%)보다 높았다. 매울 주변 환기 및 소독을 준수하지 못하는 비율은 남자(11.7%)가 여자(8.8%)보다 높았다. 신체적 거리두기 실천을 못하는 비율은 가구 경제수준이 ‘매우 여유있음’ 혹은 ‘여유있음’(15.6%)인 경우가 ‘적정함’(6.1%), ‘약간 부족함’ 혹은 ‘매우 부족함’(8.0%)인 경우보다 더 높았다. 소득수준별로는 200만원 미만(9.5%), 200만원-300만원(6.4%), 300만원-400만원(10.4%), 400만원-500만원(9.9%), 500만원-600만원(6.1%), 600만원 이상(6.4%)으로 500만원 미만인 가구가 500만원 이상인 가구에 비해 비율이 더 높았다. 신체적 거리두기 실천에서의 차이는 성별, 직업 유무, 결혼상태, 연령, 지역에 따라서도 나타났다. 남자(9.6%)가 여자(6.4%)보다 미실천율이 높았고, 20대(13.1%)와 30대(12.6%)가 40대 이상(약 5%)보다 높았다. 서울(10.3%) 및 경기인천(9.9%)이 지방(5.4%)보다 높았고, 미혼(13.5%)이 기혼(4.9%)보다 높았다. 근로상태별로는 재택근무자의 경우는 100% 신체적 거리두기 실천을 하였고, 실업 혹은 비경제활동 중인 경우(6.6%)보다 취업 중인 경우(9.7%)에 신체적 거리두기 실천이 어려웠던 것으로 조사되었다.

요약하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은 대단히 성공적이었고 우리나라 방역 성공의 기반이 될 수 있었다. 상대적으로 실천이 어려운 수칙에는 유증상시 집에서 휴식하기, 매일 주변 환기 및 소독하기, 그리고 신체적 거리두기였다. 이들의 경우 사회경제적 특성별로 실천이 특히 더 어려운 집단이 있었다. 유증상시 집에서 휴식하기의 경우 여자, 경기인천, 일반주택 거주자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신체적 거리두기의 경우 남자, 20대 및 30대, 수도권, 미혼, 취업 중, 가구소득 500만원 미만인 경우가 취약하였다. 이들에 대해서는 미준수로 인한 사회적 낙인을 부여하기보다는 미실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먼저 분석하고 실천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사회경제적 특성별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환경 변화에 관한 인식

작성자 : 강은정
사무국장,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

*효산건강환경재단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기간(3월 22일~5월5일) 이후 5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Embrain에 의뢰하여 전국의 20세 이상 1,117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재단은 이 설문조사 결과를 시리즈로 다루고자 한다. 본고는 두 번째 보고서로서 코로나-19가 물리적 환경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다룬다.

1. 물리적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전체)

  • 1대기 질 : 많이(약간) 좋아졌다(71.8%)-변화없다(21.8%)-많이(약간) 나빠졌다(6.4%)
  • 2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 질 : 많이(약간) 좋아졌다(54.7%)-변화없다(39.8%)-많이(약간) 나빠졌다(5.5%)
  • 3주거지 내 간접흡연 피해 : 많이(약간) 줄었다(24.6%)-변화없다(60.4%)-많이(약간) 커졌다(15.0%)
  • 4일회용 제품 사용 : 아주(약간) 많아졌다(56.1%)-변화없다(34.0%)-아주(약간) 적어졌다(9.9%)
  • 5층간 소음 : 많이(약간) 좋아졌다(6.1%)-변화없다(63.9%)-많이(약간) 나빠졌다(30.0%)
  • 6대중교통 대비 자가용 이용 : 많이(약간) 늘었다(49.6%)-변화없다(39.1%)-많이(약간) 줄었다(11.3%)

요약하면 , 대기질, 다중이용시설의 실내 공기질, 주거지 내 간접흡연 피해에 있어서는 긍정적 변화 또는 ‘개선’으로 인식한 비율이 부정적 변화 혹은 ‘악화’로 인식한 비율보다 높았다. 반면에 일회용 제품 사용, 층간 소음, 대중교통 대비 자가용 이용에 있어서는 그 반대였다.

2. 사회경제적 특성별 코로나-19의 물리적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

  • 1다중로지스틱 회귀분석(multinomial logistic regression)을 통해 사회경제적 특성과 물리적 환경 변화 인식의 관련성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는 아래의 표와 같다.
  • 2이 회귀분석은 ‘변화없음’에 비해 ‘개선’ 혹은 ‘악화’를 각각 응답할 가능성을 증가시키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때 ‘개선’ 및 ‘악화’의 정의는 각 물리적 환경 변수별로 상이하며, 정확한 정의는 위의 도표를 참고하기 바란다.
  • 3분석을 통하여 대체로 월가구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계층과 여성에서 물리적 환경의 부정적 변화를 더 많이 보고한 것을 알 수 있었다.
  • 4또한 만성질환과 간접흡연의 관계와 이웃 간 소음과 가구소득의 관계에서처럼 같은 집단내에서도 물리적 환경의 변화를 개선으로 인식하는 경우와 악화를 인식하는 경우가 같이 존재하였다. 이는 사회경제적 특성을 보다 세분화 하여 분석할 필요가 있음을 말해준다.
  • 5끝으로 본 조사는 실제 물리적 환경의 변화를 객관적으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 물리적 환경 변화에 대한 주관적 인식을 조사한 것이라는 점에서 해석의 주의를 요한다.

‘K-방역’을 넘어 돌봄 공동체로서의 건강도시로

작성자 : 강은정
사무국장,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교수

‘Trace, Test, Treat.’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하여 밀접접촉자를 찾아 격리하는 동시에 검사를 하고 확진자는 치료를 하는 것이다. 한국이 이 원칙을 처음으로 만든 건 아니지만 한국만큼 성공적으로 이것을 실행한 나라가 없다고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메르스를 겪으면서 질병관리본부는 신종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인 방역 대응체계를 미리 갖추고 있었고, 진단시약 개발을 일찍부터 추진하여 대규모 검사를 가능하게 하였다. 국토교통부의 스마트시티 기술을 활용한 확진자 동선 추적 서비스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술이 되었다. 어느 분야나 그렇지만 공중보건 분야도 지금까지 서구의 선진국들을 벤치마킹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서구의 선진국들이 한국의 ‘K-방역’을 벤치마킹 하고 있는 현실은 낯설지만 흐뭇하고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K-방역’이 있다고 해서 우리에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효산건강환경재단이 5월 초에 전국의 성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코로나-19’는 건강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요인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질 개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의 증가, 음주 감소, 청소년의 아침 결식 감소 등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부정적 영향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가족 이외의 친구, 친척, 동료와의 만남과 연락이 감소되었고 외로움과 우울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족들이 함께 있는 시간은 늘어났지만 청소년들은 인터넷과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성인과 청소년 모두 여가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감소하였다. 또한 가사노동 분담의 변화는 거의 없는 가운데 일-가정 양립은 개선보다는 악화되었다고 응답한 쪽이 더 많았다. 집안에서 신체활동이 제한되기 때문에 운동량은 줄고 비만은 증가하였다. 고용과 소득 안정성에 대한 불안이 증가하였고 주관적으로 평가한 전반적인 건강상태는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청소년에서 더욱 그러하였다.

‘코로나-19’는 이처럼 감염병 그 자체로서 뿐만이 아닌 수많은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이 숙제들은 개인들 서로서로의 물질적, 정신적, 육체적 필요를 채워주고 돌보는 것인데 국가 차원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의 돌봄 부담을 가족끼리 어떻게 나눌 것인가의 문제, 청소년들의 여가시간을 인터넷 및 게임이 아닌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의 문제, 그리고 홀로 사시거나 요양시설에 계신 친지와 어떻게 연락을 자주하게 할 것인가의 문제 등은 국가의 정책만으로는 개선할 수 없고 가정, 즉 우리 각자가 노력해야 하는 일들이다.

한편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인 가족이 모든 책임을 안기에는 가족마다 사정이 다르기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가족들을 이어주는 지역사회, 즉 도시 공동체의 연결망이 중요하다. 공동체 연결망은 우리가 정신적, 물질적, 정보적 도움이 필요할 때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오고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들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체 연결망이 강할수록 그 지역사회 주민들은 건강하다. ‘코로나-19’ 및 제2, 제3의 팬데믹이 닥칠 때 돌봄의 공동체 연결망을 확충하는 숙제는 바로 도시 수준에서 이루어져할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한 도시가 돌봄의 공동체를 확충하는데 있어서 교회의 역할은 무엇일까?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 나의 기쁨을 충만케 하라”(빌2:4)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각각 자기 일을 돌아볼뿐더러’를 실천하는 것으로는 정부의 방역 정책에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따름으로써 성도들의 건강을 적극적으로 보호하는 일이 될 것이다. “각각 다른 사람들의 일을 돌아보아”를 실천하는 것은 단순히 “성도가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는지” 안부를 확인하는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각 가정에서 정서적, 육체적, 물질적 돌봄 공동체가 이루어지도록 성도의 가정들의 형편을 돌아보는 것이고, 필요를 보았을 때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는 돌봄을 제공하는 것이다.

돌봄 공동체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동체 연결망을 통해 전달될 수 있는 구체적인 ‘돌봄’ 활동들과 이를 전달할 자원의 동원이 필요하다. 신종 감염병 시대에는 이러한 활동들의 상당 부분은 비대면적인 매체를 통해야 할 것이고 이 돌봄 활동들은 정부가 아닌 지역사회 주민들의 참여로 제공되어야 한다. 후자의 이유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행20:35)는 말씀처럼 돌봄 활동의 참여를 통해 공동체 일원으로서 자신도 돌봄의 혜택을 누리기 때문이다. 교회가 할 수 있는 지역사회 돌봄 활동들로는 청소년들이 전화 등을 통해 노인에게 안부를 전하는 활동, 노인은 청소년에게 지혜를 나누는 활동, 연령대별 실내 레크리에이션 및 여가활동 프로그램 보급, 집안이나 야외에서 함께 운동하는 동호회 모임을 운영하는 것, 쓰레기 줄이기 운동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성경공부, 주일학교라는 전통적인 교회 서비스를 벗어나 지역사회의 돌봄 공동체 형성에 앞장서는 교회가 될 수 있도록 교회가 건강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모델들을 개발할 것을 제안한다.